일본고전명작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리뷰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유머 속에 담긴 사회 비판

 

1. 서론: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는 1905년부터 1906년까지 연재된 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으로,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풍자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한 고양이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인간 사회를 풍자하며, 유머와 철학이 결합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당시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사회 계층 간의 갈등, 지식인의 고뇌를 예리하게 묘사하면서도, 경쾌한 필체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이 작품은 당대 일본의 변화하는 사회상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단순한 해학적 소설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비판적인 요소가 녹아 있어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 작품 배경: 일본 근대화와 지식인의 고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일본이 급격한 서구화를 겪던 시기에 쓰였다. 전통적인 가치관이 흔들리고 서구 문물이 유입되면서, 일본 사회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지식인들은 새로운 가치 체계를 고민하며 기존의 도덕적, 사회적 질서가 무너지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다.

이 소설은 일본의 근대화 속에서 부유한 계층과 지식인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위선과 허영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또한, 주인공인 ‘고양이’는 인간 사회의 모순을 관찰하며 냉소적인 태도로 서술하는데, 이를 통해 당대의 사회상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

 

3. 줄거리 및 주요 테마

소설은 이름 없는 고양이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고양이는 ‘구샤미 선생’이라는 서양식 교육을 받은 지식인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인간 사회를 관찰한다. 그는 인간의 허영심과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그들의 위선적인 태도를 비꼰다.

구샤미 선생과 지식인의 고뇌

 

주인공 고양이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인 구샤미 선생은 무기력하고 냉소적인

성격의 지식인이다. 그는 현대적 교육을 받았지만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이를 통해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지식인의 모습을 풍자한다.

부유층과 위선

작품 속 인물들은 대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로, 그들의 허영심과 가식적인 태도가 부각된다.
특히 구샤미 선생의 친구들과 이웃들은 겉으로는 지적인 토론을 하지만, 실제로는 공허한 이야기만 늘어놓으며 자기 과시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근대화 과정에서 겉모습만 서구화된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본 인간 사회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고양이라는 제3자의 시선에서 인간 사회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인간들의 행동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 그들이 자주 보이는 모순과 이중성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인간들이 지나치게 자의식적이고, 허영심과 권위에 집착하는 모습을 고양이의 냉소적 관점으로 풀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유머와 풍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단순한 철학적 탐구나 사회비판을 넘어, 유머와 위트가 가득한 작품이다.
고양이의 날카로운 독백과 풍자적인 표현들은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독자가 단순히 유쾌한 이야기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 사회의 이면을 성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아와 정체성 탐구
주인공 고양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해학이 아니라, 근대적 개인주의와 자아 탐색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구샤미 선생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방황하는 모습과 맞물려,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4. 비교 분석: 서구 문학과의 유사점

이 작품은 단순한 해학 소설이 아니라, 서구 문학의 영향을 받은 철학적 소설로도 평가된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의 비교《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인간 사회를 고양이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걸리버 여행기》가 다양한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것과 유사하다.
둘 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사회에 대한 깊은 풍자와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과 비교
주인공 구샤미 선생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속 라스콜니코프처럼 지식인이면서도 불안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근대적 사상과 전통적 가치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도스토옙스키 문학과 닮아 있다.

 

현대적 시각에서 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도 허영심과 위선, 지식인의 역할,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은 중요한 문제다.

SNS 시대의 허영심: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며, 실제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 한다. 이는 작품 속 인물들이 허세를 부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지식인의 역할과 방황: 오늘날에도 많은 지식인들이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속 구샤미 선생처럼 현대의 지식인들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한다.

풍자 문학의 지속적인 가치: 이 작품처럼 풍자와 유머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는 문학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론: 유머 속의 철학적 깊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인간 사회의 본질을 탐구하고, 인간의 모순을 날카롭게 꼬집는 깊이 있는 문학 작품이다. 고양이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독창적인 방식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시각을 제공하며 사회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든다. 현대 독자들도 이 작품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